맑고 낮은 목소리4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생각하고 따져보고 행동하고 또 생각하고 ※ 본 칼럼은 10월 19일 금강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이 세상에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지 않는 집단, 기관, 국가, 민족, 종교가 있을까? 나는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그런데도 또 생각하고 생각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고, 부유하게 살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면서 살고 싶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이 보인다. 그것을 향하여 매진한다. 매진하는 행렬에 끼어들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간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그래야 한다고 믿어서 그렇게 산다. 그렇게 하는 것에 더 빠르고, 더 많이, 더 좋게 해야 한다는 데 모든 힘을 다 쏟는다. 그렇게 하여 ‘무한의 세계에서 무한한 힘’.. 2020. 10. 23.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한 세월 살다가 소리 없이 갔다가 다시 오는 것 ※ 본 칼럼은 10월 5일 금강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모든 것은 왔다가 가고, 갔다가 다시 온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느낀다. 낳았던 것은 자라서 익어 떨어져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서 같은 과정을 반복하여 지속한다. 그것이 생명세계의 논리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막상 그런 상황이 와서 큰 작별을 해야 하는 때가 되면 먹먹하고 슬프고 아프고 아쉽고 안타깝다가 한 편 시원한 바람을 얼굴에 맞는 것 같은 느낌에서 위안을 삼고 제 삶을 이어간다. 나는 며칠 전 큰 작별의 사건을 가졌다. 1927년 음력으로 7월 19일에 태어나 94년 세월을 살고 2020년 9월 28일 고요히 그 님의 품으로 내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일제 말 정신대에 젊은 처녀들을 끌어간다는 소문에 어린 나이에 서둘러 혼인한 뒤 가마 타고 .. 2020. 10. 23.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역사 청산 : 사죄와 용서와 화해를 넘어 ※ 본 칼럼은 9월 21일 금강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나는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 말할 자격은 없다. 맘으로야 항상 함께 하고, 아파하고, 맺힌 것이 속 시원히 풀리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맘을 바쳐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까지 떠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복잡하게 얽힌 관계에서 일어난 그 무엇을 풀 때는 한 칼에 베어 끊듯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 종교와 종교들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하는 것은 더욱 간단치가 않다. 이렇게 얽힌 문제들을 풀려고 애쓰고 노력한 분들은 그 문제와 함께 돌아가기 때문에 한발 짝 뒤로 물러나 살펴보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할 때는 조금 떨어져 있는 누구인가의 말이 필요하기도 하.. 2020. 10. 23.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개인과 사회 그리고 자유와 또 그 무엇과 ※ 본 칼럼은 9월 7일 금강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자유를 갈망하지 않는 생명은 없을 것이다. 자유는 혼자 산다면 전혀 필요 없는 것이리라. 다른 것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할 때,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을 때 사람은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고 추구한다. 생명의 속성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시대에는 국가나 어떤 집단의 존속을 위하여 그에 속한 개인의 자유를 상당한 기간 유보할 때도 있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위기상황이나 심각한 전쟁상황에서 때때로 그러하였다. 물론 독재체제에서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자유를 제한한 것은 너무 사례가 많다. 나는 한 생명은 때때로 국가보다, 천하보다 더 크고 귀하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위하여 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강하게 아나키스트로 살고 싶기도 하.. 2020. 10. 23. 이전 1 다음